움켜쥐면 탐욕이고...
11월 21일 / 여행 25일째
오늘 오전에는 방콕에서 제일 크다는 짜뚜짝 시장을 보러 갑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차오프라야 강에서 배도 타보려고 합니다.
하루를 그냥 빈둥거리며 방황하는 사람이 돼보려고 작정했습니다.
방콕 시내 골목에는 코인을 넣고 사용하는 세탁기가 많습니다.
아마도 아직 집집마다 세탁기를 사기에는 부담이 있어서 그럴까요?
아침에 함께 갈 사람들과 타이 나라 여행사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어제 칸차나부리 여행에 함께 한 8명 중 6명이 오늘 만나 움직입니다.
모두 방콕은 초보인 우리 일행은 보무도 당당히 카오산에서 524번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고 버스 요금은 1인에 13밧이었고 태국은 버스에 안내양이 있어 양철 필통처럼
생긴 통을 들고 버스표를 건네주고 요금정산을 합니다.
오늘 짜뚜짝 시장은 어제 칸차나부리 투어에 함께 했던 한국인 젊은 처자 두 사람과 중년의
부부와 함께했는데 또 다른 젊은 남녀 커플은 어제 헤어졌습니다.
인연이란 참 묘한 일이지요.
한국인인 우리가 한국에서는 만나본 일도 없는 데 이곳 멀리 태국까지 날아와
이렇게 함께 웃으며 같이 하루를 보낸다는 일 말입니다.
우리가 내릴 정류장에 가까이 오자 옆에 앉았던 손님도 우리에게
짜뚜짝이라고 내리라고 합니다.
아까 안내양에게 부탁했던 말을 들었나 봅니다.
짜뚜짝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지하철 입구에서 2시간 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일단
헤어지기로 했는데 젊은 처자는 아무래도 연식이 오래된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
불편할 것 같아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그러나 중년의 부부는 우리와 함께 움직이기로 합니다.
맞아요.
여행이란 서로의 생각이 비슷해야지 다르면 많이 불편하지요.
부부간에도 여행을 오래 하다 보면 가끔 다투기도 한답니다.
아래 사진은 가게 앞에다 향을 피우고 정성으로 빌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늘 장사는 잘되리라 생각됩니다.
이 시장은 크기도 클뿐더러 무척 다양한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군요.
더군다나 오늘이 토요일이라 시장이 더 크게 열린다고 합니다.
우리는 굳이 무엇을 사기 위해 이곳을 온 게 아닙니다.
그냥 커다란 시장이 있다기에 구경차 왔습니다.
원래 시장 구경만큼 재미있는 구경이 없잖아요.
우리와 함께 하는 부부는 대전에서 오신 분으로 원래 이들 부부는 오늘은
아유타야 투어를 갈 예정이었으나 우리 부부와 함께 하루를 보내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일 아유타야를 가겠다고 변경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후에도 함께 움직이기로 합니다.
이제 시장 구경을 마치고 큰길로 나와 다시 카오산으로 돌아갑니다.
물건을 사기 위해 오는 것은 저렴하니 좋겠으나 그냥 구경을 위해 오는 것은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은데 덥기도 더우려니와 무척 넓은 곳이라 힘이 듭니다.
버스가 오면 손을 들어야 섭니다.
그냥 서려니 하고 우두커니 서 있으니 자꾸 통과합니다.
방콕의 시내버스는 에어컨이 있고 없고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는군요.
카오산으로 돌아올 때는 3번 버스를 타고 왔는데 요금이 16밧입니다.
우리가 탄 버스의 안내양은 아주 멋쟁이 여성입니다.
버스 안에서 근무를 하며 높은 굽의 신발과 정장 차림으로 화장까지 곱게 했습니다.
카오산에 돌아온 후 점심은 소갈비 국수를 먹습니다.
젊은 아가씨 두 사람은 아무래도 우리와는 취향이 맞지 않은 듯합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헤어졌습니다.
소갈비 국수는 맛도 훌륭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공깃밥도 추가할 수 있어 한 끼 식사로
충분했고 네 사람이 국수와 공깃밥을 먹고 170밧을 냈습니다.
너무 맛있어 국수를 다 먹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우리 넷은 함께 배를 타기로 했습니다.
초보끼리 뭉쳐 다니면 아무래도 두려움이 없지요.
바로 식당 건너편에 프라 아팃이라는 보트 선착장이 있습니다.
아까 시장에서 함께 한 부부는 귀국 선물을 준비한다 합니다.
처음으로 자유여행을 왔기에 주위에 아는 사람들에게 그냥 모른 척할 수 없다네요.
그래서 아기 손바닥만 한 귀여운 오징어 1kg에 350밧, 마른 망고 1kg에 220밧에 샀습니다.
백수인 우리 부부는 이런 문제에는 자유롭습니다.
우리가 떠난 일조차 아무도 모르니까요.
백수의 여행은 적에게도 알리지 않았기에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 부부는 차오프라야 강을 지나는 바람처럼, 하늘을 떠도는 구름처럼
그렇게 자유롭게 다닙니다.
타창까지 가는 배편을 18밧/1인을 내고 끊었습니다.
버스 노선표처럼 배 노선표도 있습니다.
우리가 타고 갈 노란색 깃발을 단 배가 들어옵니다.
여기는 자유의 나라인 태국, 천사의 도시인 방콕, 왕족의 강인 차오프라야 강입니다.
이제 배에 오릅니다.
배는 우리의 시내버스처럼 대중교통이었습니다.
안내양에게 타창이라고 말했습니다.
배를 타고 가는 중간에 다시 확인을 하니 "그냥 가~"라고 우리말로 답을 줍니다.
우리말로 알려주는 것은 고마우나 나이 든 우리 보고 왜 반말입니까?
이곳의 배는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시내버스입니다.
강 이쪽과 반대편을 왔다 갔다 하면서 강을 따라갑니다.
아... 스님~
무엇을 그리 넋을 놓고 쳐다 보십니까?
성철 큰스님이 보셨더라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냥 물은 물이고 강은 강이라고 하시지 않으셨겠습니까?
제가 한 말씀 여쭈어 보아도 되겠습니까?
"중국의 무협소설을 보면 중국의 스님은 하늘도 날고 물 위도 걸어가시더이다.
태국의 스님은 배를 타야만 이동을 하십니까?
소림사를 세우신 달마 스님은 나뭇잎 하나 타고 강을 건넜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아니면 아직 불력이 약하신데 제가 어려운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까?
그러면 가장 쉽다는 축지법은 어떠하니까?"
더위 먹고 헛소리 하지 마라고 하십니다.
중국은 뻥쟁이라고 하십니다.
"스님~ 그러면 극락은 어디에 있습니까?"
"佳人아... 네 손을 펴 보아라...
움켜쥐면 지옥이고 놓으면 그게 극락이니라.
움켜쥐면 탐욕이고 버리면 자유이니라"
"아~ 그리도 간단합니까?"
멀리 사원이 보입니다.
아마도 새벽 사원이라는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0년 전에 여행자유화가 처음 시작되면서 방콕에 와서 한 번 들렸던 곳입니다.
지금 우리가 배를 타고 달리는 이 강이 차오프라야 강입니까?
그 의미가 왕비나 공주를 의미하는 것입니까?
드디어 타창이라는 곳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저렴한 운하 투어가 있다고 해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 도착 시각이
1시경인데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운하 투어를 하는 배는 5시에 출발한다고 하면서
작은 배를 전세하라고 합니다.
아~ 어쩌란 말입니까?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내게 만일 내 인생을 즐길 시간이 있다면 바로 지금입니다.
내게 만일 내 인생을 즐길 장소가 있다면 바로 이곳입니다.
세상을 살며 나중에 즐기고 다른 곳에서 즐긴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운명이란 언제 어느 곳에서 내 인생에 끼어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늘 행복한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