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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 위로 철마는 달린다.

佳人 2010. 5. 24. 09:44

 

전쟁....

정말 백해무익한 일이지요.

그러나 세상은 전쟁과 평화라는 순환의 고리가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습니다.

 

힌두교에서도 신이 천지창조를 할 때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아래는 쉬바가 그의 부인 바르바티를 난디라는 쉬바의 전용 자가용인

소 등에 태우고 놀고 있는 모습입니다.

평화로운 시기에는 이렇게 마눌님 모시고 주유천하 하지요. 

 

 

힌두교에서는 제일 잘 나가는 신이 셋이 있습니다.

쉬바는 세상이 어지러우면 인정사정 보지 않고 그냥 때려 부순답니다.

그러면 브라흐마라는 신이 철저히 파괴된 세상을 새로운 세상으로 열심히 만든다고 합니다.

그 후에 비쉬누가 이어받아 질서를 유지하고 보살피며 가꾼다고 합니다.

 

그 창조설화가 아래 사진에 보듯이 부조로 남아 있는데 물 위에 떠있는 아난타라는 뱀

위에 비스듬히 비쉬누가 기대어 쉬고 있는 모습입니다. 

쉬고 있는 비쉬누의 배꼽으로는 새 생명을 의미하는 황금연꽃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신화 속에서도 인간세상이 파괴와 창조와 평화의 순환이

계속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전쟁을 즐기는 호전적인 모든 인간은 불확실한 것을 얻기 위해서

확실한 것을 걸고 내기를 하는 바보들입니다.

맹인에게는 하늘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하늘이 푸르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평화와 함께 어울려 아름답게 사는 세상을 모르기에 전쟁놀이를 합니다.

 

 

같은 세상을 사는 엉뚱한 몇 사람의 생각에 따라 세상은 전쟁을 일으키고 주변 사람에게

슬픔을 안기고 평생 가슴에 응어리를 지고 사람을 살아가게 합니다.

단 몇 사람 때문에 민족과 민족이 영원히 미워하며 말입니다.

 

우리 일행은 이제 기차를 타기 위해 콰이강의 다리 역으로 갑니다.

기차를 타는 비용은 추가로 100밧을 더 냅니다.

 

 

벌써 많은 관광객이 기차역에 모여 있군요.

대부분 서양인입니다.

한 편의 영화가 만든 현상이겠지요.

 

 

기차가 들어옵니다.

이 기차는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기차입니다.

 

 

기차의 좌석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가이드는 다른 칸에다가 우리 일행 모두를 태웠다가 다시 옮겨가게 합니다.

 

 

바로 기차는 출발하고 영화 속에서 폭파되었던 콰이강을 가로질러 만든 다리를 건너갑니다.

우리는 죽음의 철도를 따라 미얀마 방향으로 달립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도 없는 옛날 비둘기호와 같은 완행열차 수준입니다.

딱딱한 나무의자에 90도의 직각으로 된 의자입니다.

 

 

그래도 승객은 즐겁습니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합니다.

기차는 그냥 평범한 기차이지만 그 기차를 타고 달리는 사람은 모두 생각이 다릅니다.

영화 속의 포로가 되어 인부로 동원된 사람, 이 다리를 폭파하기 위해 특공대로 투입된 사람....

佳人처럼 아무 생각없이 허공만 바라보며 기차를 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노역에 동원된 전쟁 포로에 의해 만들어진 다리 위를 달리면서요.

달리는 기차가 다르지는 않지만 사람 마음속의 생각이 다르니 느낌조차 다르지요.

한국인은 일본에 징용된 한국의 억울한 젊은이를 생각할 겁니다. 

 

 

이 노선을 죽음의 철도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난공사 구간이 많았기 때문이랍니다.

방콕에서는 산을 볼 수 없지만 칸차나부리인 이곳에 오면 산이 보입니다.

사진에 보이듯이 암벽을 깎아 철로를 놓느라고 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죽었다고 합니다.

머리를 달리는 기차 창문 밖으로 내놓다가는 잘못하면 정말 죽음의 철도가 됩니다.

 

 

이렇게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차역을 지나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KTX때문에 이런 예전에 덜컹거리며 달리는 기차의 맛을 모르지요.

 

 

타고 내리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기차는 꼭 섰다가 갑니다.

이곳은 만남이 있고 헤어짐이 함께 하는 곳입니다.

지금은 민초의 애환을 싣고 달립니다.

 

 

우리가 가는 곳까지 대여섯 번 기차역을 정차한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타고 내리는 승객이 있습니다.

 

 

여기는 기차 역사도 없는 간이역도 있습니다.

열차에 오르면 차장이 있어 돈을 내고 표를 끊습니다.

마치 쉼표의 역이지만 이 철마를 타고 가는 우리에게는 느낌표의 역입니다.

 

 

기차 속 풍경은 아주 재미있습니다.

모자를 팔러 다니는군요.

 

 

이렇게 맛있는 빵도 팔러 다닙니다.

우리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방법만 다를 뿐입니다.

 

 

이런 강 옆을 돌아갈 때가 되면 거의 도착할 때입니다.

처음에는 일본이 아시아 제패를 위한 탐욕의 길이었고, 그다음은 

서민의 애환을 싣고 달렸으며 지금은 주로 관광객을 싣고 달립니다.

 

 

경치가 좋다 보니 여기저기 사진을 찍느라 야단입니다.

기차가 가는 왼쪽은 멋진 풍경이지만 오른쪽은 많은 사람이 공사 중에 죽었다고 하는

암벽을 폭파하고 일일이 손으로 정을 들고 암벽을 쪼아가며 만든 암벽구간에 

철로를 만든 난코스 중의 난코스라고 합니다.

산비탈을 깎아 철길을 놓았기 때문입니다.

 

 

기차는 이제 우리를 내려놓고 더 먼 곳으로 갑니다.

기차와는 작별을 고합니다.

대부분 관광객은 이곳에서 내립니다.

약 1시간 30분 정도 기차를 탔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은 늘 우리를 설레게 하지요.

   그러나 기차 여행은 또 다른 느낌이 들게 합니다.

콰이강을 건너 달리는 기차는 또 다른 느낌이 드는 여행입니다.

아마도 기차를 타고 달리며 "콰이강의 다리"라는 영화를 상상하고 마음속에는

휘파람이 들리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