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都 아유타야로..
11월 19일 / 여행 23일째.
태국을 누가 더운 나라라고 했습니까?
낮에는 덥지만 지난밤에는 자다가 추워서 담요를 두 개나 덮고 잤지만 그래도 추웠습니다.
나 원 참!!! 환장하겠습니다.
아침 일찍 탁발 풍경을 보았습니다.
이제 오늘은 아유타야를 가는 날입니다.
어제 오후에 500밧/1인에 타이 나라에서 예약을 했으며 아침 7시 30분 타이나라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면 우리를 태울 버스가 온다고 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거리는 한산합니다.
태국에서 볼 수 있는 이런 모습의 탈것이 쌩태우라는 것인가요?
쌩~ 하고 태우러 가기에 쌩태우인가요?
바퀴가 세 개는 툭툭이라고 하는군요.
고것 참 잼나게 생겼습니다.
더운 나라이다 보니 시원하게 달립니다.
캄보디아에서 본 툭툭이와 비슷하나 좀 더 견고해 보이고 투자비용이 더 든 듯합니다.
태국의 매연을 생각한다면 타기가 꺼려지겠지만 간단하게 타고 움직이기는 좋아 보입니다.
오늘 투어에 갈 버스를 기다리며 제시간에 오지 않아 공연히 지나가는 쌩태우를 찍고 시비 걸어보았습니다.
시간이 나면 군자는 책을 읽고 수양을 한다는데 佳人은 지나가는 쌩태우 사진이나 찍으며 쌩트집이나 잡습니다.
저요... 정말 이런 소인에 불과합니다만 울 마눌님은 이런 佳人이 좋다고 합니다.
마눌님! 내 눈에서 눈물 나오게 하려고 하는 말이지?
그래도 난 울지 않을꼬야~~
아유타야는 방콕에서 76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버스를 탄 장소는 제일 마지막 코스로 앉을자리가 제일 뒤에 좁은 자리만 남았습니다.
다리도 뻗지 못할 정도로 좁은 자리입니다.
우리 옆에는 신혼여행을 온 중국인 커플이 앉았습니다.
우리가 탄 미니 버스는 15인승으로 동양인으로는 중국인 신혼부부와 다른 한국인 젊은 여자 두 사람
그리고 우리 부부였으며 그 외는 모두 서양인입니다.
7시 30분에 출발한 미니버스는 약 1시간을 달려 8시 30분경에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 캔커피 한 잔을 마시며 화장실도 다녀오고 잠시 쉬었다 갑니다.
아유타야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태국 최대의 유적지랍니다.
그러니 거대한 유적군이 폐허처럼 뒹구는 노천 박물관 같은 그런 곳입니다.
우선 그곳 아유타야 가는 길 주변에 있는 푸 카오 통이라는 사원부터 먼저 들립니다.
둘러보기 전에 가이드로부터 먼저 간략하게 설명을 듣습니다.
가이드가 한국어로 말하지 않습니다.
영어도 알아듣기 어려운 태국식 영어입니다.
저는 늘 현지의 영어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정확한 발음으로 말해주어도 사실은 제게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부터 독학으로 유적을 보고 다녀야 합니다.
팬더도, 곰돌이 푸도 부처님과 놀고 있습니다.
여기 계시는 부처님의 취향은 난해합니다.
오른쪽 작은 인형은 아마도 라마 왕자의 마눌님 가출사건 때 도와준 하누만 장군이 아닐까요?
사원은 거의 사라지고 남아있는 거대한 탑 하나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탑처럼 예쁘거나 멋지게 만든 게 아니라 무식하게 벽돌로 쌓아 크게만 올렸습니다.
크다고 믿음이 강하다면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 이치와 같습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이지요.
대국이라는 환상에 빠져 뭐든지 크게만 만듭니다.
그렇게 만들고 입장료도 살인적입니다.
어떤 경우는 건물보다 간판이 더 큰 경우도 있지요.
대국이란 크게만 만드는 게 아니고 마음이 크고 넓어야 제대로 대국으로 대접받습니다.
탑의 양식이 그야말로 짬뽕입니다.
제일 아래 기단 부분은 태국 스타일이고 중간 부분은 버마 스타일, 그리고 제일 위는 스리랑카 스타일입니다.
뭐 이런 혼합으로 만든 퓨전 스타일이 태국식이라고 우기면 그게 태국식인 게지요.
크게 만들면 부처님이 많이 도와준답니까?
바닥의 지반이 물러 이미 주저앉기 시작했습니다.
지반의 견고함을 생각하여 높이를 결정해야 하는 기본을 잊어버리고 만든 탑입니다.
이곳은 입장료도 없는 무료입장을 하는 곳입니다.
이제 탑 위로 올라갑니다.
조금 가파르나 높이가 높지 않아 올라갈만합니다.
탑은 붉은 벽돌로 쌓고 그 위에 시멘트를 발랐습니다. 홍토라는 라테라이트가 아닐까요?
그리고 그 위에 하얀 회칠을 하여 시간이 지나 무척 지저분하게 보입니다.
아래 사진은 숏다리가 롱다리로 보이는 사진입니다.
올라가서 주위를 살펴보면 주위가 탁 트인 넓은 평야지대입니다.
비록 11월의 날씨로 밤에는 추웠지만, 낮에는 더운데 이곳에 올라오니 바람도 불어 시원합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이곳도 주위에 산이 보이지 않습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천혜의 지역으로 보입니다.
기단 위에는 탑 내부로 들어가는 작은 통로가 있습니다,
어두컴컴한 통로 속으로 들어가 보면 내부는 이런 모습입니다.
무척 좁은 곳에 부처님과 태국인에게는 신과 같은 존재인 푸미폰 국왕의 사진이 있습니다.
모셔진 사진만 보더라도 부처님하고 동등한 위치입니다.
부처님이 누구입니까?
힌두교 비쉬누 신의 9번째 화신이 아닙니까?
세상의 질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변화무쌍한 신 말입니다.
캄보디아에서도 앙코르제국의 수리야바르만 2세가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쫓아다닌 바로 그 비쉬누 신입니다.
비쉬누는 성질 고약한 쉬바나 별로 할 일이 없어 백수 신세로 지내는 브라흐만 보다는 확실히 인간에게 많은
호감을 주었기에 추앙을 받고 있기는 하지요.
그러나 비쉬누도 태국에서는 국왕 때문에 대접이 시원치 못합니다.
뭐 유적도 무너져버려 비둘기가 기둥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 있군요.
아무리 위대한 조상의 유적이라도 이렇게 돌보지 않으면 비둘기에게도 창피를 당합니다.
앙코르 제국의 수리야바르만 2세나 자야바르만 7세도 비쉬누나 부처와 맞짱을 떴다고 하지요?
동남아시아의 지도자는 역시 신과 맞짱 뜰 수 있는 동격인가 봅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짐이 곧 국가다."라고 호기를 부렸지요?
그 사람도 이곳에 오면 "오메~ 기죽어~"라고 합니다.
이 부근의 지도자는 "짐이 곧 신이다."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살림이 많이 좋아시셨습니까? 행복해지셨습니까?
탑의 모양도 일정하게 좌우 동형도 아니고 일하기 싫은 사람에게 쌓으라고 한 모양입니다.
비쉬누의 스토커인 수리야바르만 2세 시기에 지어진 옆 동네인 씨엠립에 있는 앙코르 왓은 그 크기에 압도되고
아름다운 조형미에 놀라고 슈퍼 컴퓨터로도 하기 어려운 설계를 생각하면 경이로운 건축물입니다.
훨씬 후대에 세워진 아유타야의 건축물이 이 정도라니 실망입니다.
감히 비교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태국이라는 나라는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사람과 노란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자주 싸우는 나라이지만
모든 국민은 국왕을 사랑하지요.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분쟁이 생겼을 시 국왕의 한 마디는 그야말로 신의 판결이지요.
이제 우리는 이곳을 떠나 다시 차를 타고 아유타야로 이동합니다.
그러니 이곳은 아유타야를 보기 위한 애피타이저 유적입니다.
아름다움이란 우리의 기준으로 재단합니다.
그래서는 진정 그곳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佳人은 아직도 나만의 기준으로 재단하며 보고 다닙니다.
그래서 佳人의 여행 이야기는 호환 마마보다 더 위험하다는 19금 비디오보다 여러분에게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힘든 장애물에 부딪혀 넘어지고 실패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진정 부끄러운 일은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일입니다.
실패란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며 잠시 쉬어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곳 유적을 당장 알지 못하고 여행 이야기를 썼더라도 쓰지 않은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좋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