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여행기/하노이 방콕 배낭여행

수완나품공항에서 카오산으로

佳人 2010. 4. 28. 10:20

방콕의 수완나품 공항은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러나 규모와 비교하면 동선이 매끄럽지 못한 듯합니다.

그리고 입국심사의 일 처리가 속 터지게 무척 느립니다.

다른 사람보다 일찍 줄을 섰는데도 한 시간이 넘게 걸려 겨우 입국심사대를 통과합니다.

 

혼잡한 과정에 함께 여행자 거리에 있는 한국인 숙소를 찾아가기로 한 B양과 그만 헤어지게 되었다.

아~ 이제부터 혼자 해야 한다.

태국은 20년 전에 직장 동료들과 부부동반으로 한 번 여행사 투어를 한 적이 있다.

그게 도대체 언제의 이야기인가?

그때는 공항도 이곳이 아니고 돈므앙이 아니었던가?

 

입국심사를 마치고 겨우 빠져나온다.

이제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

우왕좌왕하다가 아무나 붙잡고 버스타는 곳을 물어본다.

3번 출구를 나와 길을 건너 5번 표지판 아래에서 무료 셔틀버스 B를 탄다.

이 버스를 타면 버스정류장으로 간다고 했다.

 

셔틀버스는 공항청사를 빠져 고가도로를 달리다가 지상으로 내려와 한 번 선다.

느낌에 버스정류장이 아니다.

밀어낼 때까지 버티자.

다시 출발한 버스는 버스가 많이 서 있는 터미널 같은 곳에 선다.

 

이제 이야기만 들었던 556번 버스만 타면 카오산인가 카오강인가하는 여행자 거리로 간다고 했다.

그런데 버스가 없고 나타나지도 않는다.

그곳에 있는 안내 데스크에 물어보니.....

1시간에 한 대 정도 온단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하노이 노이바이공항에서 만나 함께 숙소를 찾아가기로 한 B양이 나타난다.

헐~ 우리는 다시 만날 인연인가벼~

얼마나 반가울까?

그런데 우리보다 훨씬 늦게 이곳에 도착한 것을 보아 아마도 입국 심사하는 줄을 잘못 서 우리보다 더 늦은 듯..

 

3시 15분이 되어서야 556번 버스가 나타나고 33밧/1인 버스비를 내고 탄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에 방금 전에 버스가 출발한 모양인지 중간에 한 번 빼먹고 왔는지 거의 두 시간 기다렸다.

결국, 공항을 빠져나온 지 2시간 만에 시내버스를 탄다.

우리가 태국에 온 이유는 그냥 떠밀려서 왔기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빨리 갈 이유도 없고 이렇게 시내버스를 타고 가는 일도 여행이 아니던가?

 

제복을 입은 안내양이 있어 "카오산 로드"라고 이야기하니 고개를 끄덕이고 알아들었다는 표시를 한다.

여러 명의 서양인 배낭여행자가 탄다.

그들이 가는 곳도 카오산 로드라는 여행자 거리인 모양인지 그들도 이야기한다.

고가도로를 한참 달려 무슨 민주화 탑이라고  하는 탑이 보이고 안내양은 우리에게 내리라고 한다.

 

B양도 방콕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제부터 우리는 지도만 들고 찾아간다.

태사랑에서 만든 지도 한 장만 있으면 카오산이 손바닥 안에 있다.

태국은 자동차 진행방향이 우리나라와는 반대이기 때문에 길을 건널 때 무척 헷갈린다.

습관이란 이렇게 무서운 게야.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지만 2-3일 후에는 오히려 더 헷갈린다.

 

태사랑이라는 여행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지도는 이렇게 처음 방콕을 온 우리 부부에게 큰 이정표가 된다.

길을 지나며 지도를 보고 '이게 카오산 거리구나'라고 생각한다.

지도를 보며 파란 선으로 표시된 길을 따라 숙소에 도착했다.

버스는 오른쪽에 보이는 둥그런 로터리에 있는 민주화 기념탑을 돌아 왼쪽으로 진행한다. 

 

B양은 이미 숙소가 예약이 되어 있는 관계로 문제가 없으나 우리 부부는 그냥 따라왔다.

그러다 보니 방이 없다.

이 숙소는 한국인이 하는 숙소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장기간 투숙을 하고 있단다.

고맙게도 투숙하고 있는 젊은이 한 사람이 방 하나를 우리에게 양보를 해주겠다고 한다.

하루에 200밧씩 4박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래 지도는 여행자 거리의 중심지역이다.

 

방콕에서의 계획은 유적지에 관심이 많은 우리 부부는 아유타야를 보고 콰이강의 다리라는

영화에 나왔던 칸차나부리를 구경하고 하루는 그냥 어슬렁거리기로 했다.

그다음 방콕을 떠나 호찌민을 경유하여 귀국하는 것이다.

숙소 주변 골목에는 코인 세탁기가 무척 많다.

 

아무 계획도 없이 왔기에 여행사 투어에 따라가기로 하고 숙소에서 투어 예약을 물어보니

타이나라라는 한국인 여행사를 소개해 준다.

바로 우리가 머무는 숙소 가까이에 있다.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젊은 분이 무척 친절하다.

4박 5일 방콕에 머무는 동안 메일도 확인하고 지나다가 시원한 실내에 머무르기도 하고....

마치 사랑방 같은 곳이다.

 

우선 환전부터 한다.

타이나라에서 알려준 사설 환전소.

공항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10불 환전을 했는데 1불에 31.5밧이었고 이곳은 32.95밧으로 더 많이 준다.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아유타야와 칸차나부리 투어를 예약하고 이 지역의 정보도 듣는다.

나이 들어 배낭여행을 하는 우리 부부가 안쓰러운지 세세하게 챙겨주고 식사할 곳 등을 알려준다.

그런 친절한 마음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아유타야 1일 투어 500밧/1인. 칸차나부리 1일 투어 600밧/1인에 예약하고 저녁식사를 소개받은

Take A Seat라는 곳에서 달걀 새우 볶음밥 50밧, 새우 볶음밥 40밧에 먹는다.

식사를 마친 후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거리를 걸어본다.

 

길을 걷다가 카오산 로드를 찾아가는데 길이 막혔다.

방금 골목길 입구에서 이 길로 곧장 가라고 했는데 막힌 길이고 식당인 듯...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술집이다..

머뭇거리는 우리 부부에게 서양인이 다가와 친절하게 통과를 하라고 한다. 

24시간 열려 있단다.

그러니 길이 영업집 2층 후문으로 들어가 영업장을 가로질러 정문으로 나오면 카오산 로드로 이어진다.

원 세상에...

 

정문으로 나와서 뒤로 돌아보고 사진 한 장 찍었다.

카오산 로드...

주로 서양 젊은이들의 거리다.

우리처럼 나이 든 여행자는 일찍 집에 들어가 쉬는 게 상책이다.

역시 이곳에서도 우리처럼 나이 많은 사람은 어울리기 어려운 이방인이다.

 

숙소 입구에 파쑤멘 요새라고 있다.

아마도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곳을 지키던 요새인 듯....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진정 우리가 미워해야 할 사람이 이 세상에 흔한 것은 아닙니다.
원수는 맞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작 내 마음속에 있을 때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