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바켕에서의 발칙한 생각
앙코르 왓을 약 1.3km 지나 앙코르 톰으로 가다 보면 앙코르 톰 약 400m 못 미쳐
왼편에 야트막한 산이 하나 나온다.
이 지역은 평평한 밀림지역으로 이 작은 야산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이 바로 프놈 바켕이라는 바켕 산이다.
지금으로 부터 1.100년 전....
바로 이 시간....
지금 여러분들은 佳人과 함께 그때로 돌아가 보자.
프놈 꿀렌을 버리고 롤루스지역에 수도를 옮긴 야소바르만 1세의 아버지
인드라바르만 1세는 아들에게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아들아 반드시 세가지를 명심하거라.
첫째는 조상들을 위하여 신전을 지을 것이다.
조상을 잘 섬겨야 복을 받고 나중에 후손들에게 제삿밥이라도 잘 얻어먹겠지....
둘째는 자신이 죽어서 돌아갈 곳을 위하여 신전을 지을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 이름이라도 남기지....
그리고 마지막 셋째는 백성들을 위하여 저수지와 수로를 건설할 것이다 "
백성이 없는 왕권은 한낱 허수아비잖아~~
이 유언은 후대의 모든 왕들의 실천강령이 되었다.
그래서 이곳은 신들의 도시가 탄생하고 저수지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곳은 모든 관광객이 염원하는 광활한 밀림으로 떨어지는 석양의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프놈바켕 산.....
이곳에 서면 무서울 정도의 장엄함에 두려움마저 느낀다.
사실 석양을 보고 캄캄한 산을 늦게 내려오면 두렵긴 두렵다.
1.100여 년 전 그들은 이 지역에서 제일 높은 바켕 산 정상에 터를 고르고 신을 위해
웅장하고 거대한 사원을 건설하였다.
신을 위해?
아니다.
왕을 위해 사원을 건설했다.
프놈바켕의 의미는 이 주변지역이 광활한 평지로 된 밀림지역이다.
힌두교에서 성스럽게 여기는 산이 메루산이다.
크메르인들은 높이가 67m 정도로 높지는 않지만 바로 이곳에 있는 유일한 산인 바켕 산을
메루산으로 인식하고 이곳을 중심으로 신도시를 건설하여 다시 롤루스에서 이곳으로 수도를 옮긴다.
프놈 바켕에 새로운 신전이 지어졌을 때는 앙코르 왓도 앙코르 톰도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프놈 바켕을 중심으로 하여 현재의 앙코르 톰과 앙코르 왓을 포함하는 사방 4x 4㎞의
지역이 반듯하고 완벽한 신시가지였다.
그 신시가지의 주된 건자재는 석재가 아니고 목재였다.
그래서 지금은 모두 밀림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고 현재 비록 엉성한 발굴작업이지만
당대의 도시가 매우 잘 계획된 것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사각형의 반듯반듯한 도시 한가운데 바로 바켕산이 우뚝 솟아 있었던 것이다.
이곳 16㎢의 지역에서 현재 발견된 우물만도 800여 개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도기와 타일이 여기저기 발굴된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위대한 건축물인 앙코르 왓, 그리고 앙코르 톰은 바로 이 프놈 바켕의
설계를 기본으로 하여 이 지역에 하나하나 신들의 도시가 건설되어 나갔던 것이다.
지금 佳人은 옷 깃을 여미며 그들이 일생을 바쳐 건축한 사원 위에서
저무는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다.
1.100년 전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돌을 다듬고 이 시간에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며
지금 佳人이 서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마친 것을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서서히 하산했으리라.
해넘이 한번 보자고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
이곳은 인종 전시장이다.
해넘이 구경보다 서쪽을 향해 빽빽이 모여든 사람 구경이 더 장관이다.
사원의 모습은 붉은 라테라이트로 석양에 더욱 붉게 빛나고 신들의 전쟁에서 흘린
민초들의 피는 하늘을 가득 덮어 이곳의 석양은 더욱 붉게 빛난다.
사원이 완공된 후에는 그들의 왕은 제사장과 많은 신하들을 거느리고 이곳에서
쉬바 신을 향한 제사를 올렸으리라......
지금 佳人과 함께 1.1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그들과 같은 석양을 바라보며 호흡을 함께 한다.
하늘과 석양과 밀림은 예전 그대로이나 바라보는 사람만이 바뀌었을 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본다.
"쉬바~ 쉬바~ "를 외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여러분은 안 들린다고요?
그럼 佳人이 난청인가 보네....
밀림을 가로질러 불어오는 바람을 마시며 그들의 호흡을 함께 느껴본다.
그때엔 앙코르 제국은 아시아의 진정한 로마제국이었으리라.
주위의 베트남 , 태국, 라오스, 미얀마는 물론 멀리 인도네시아 자바 왕국도
이들의 통치 아래 있었고 모든 도로는 이곳 씨엠립으로 통했다.
이~~ 그러나 지금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최 빈국 중의 하나다.
이들은 아직 오지 않은 비쉬누 신의 열 번째 화신인 백마 탄 초인인
칼키를 기다리는 것일까?
그때는 이들이 옛 앙코르 제국과도 같은 위대한 국가를 다시 일으키리라.
그런데 일찍이 우리의 이육사 님은 "광야"라는 시에서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노래했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그런데 말이여~~
그 백마 탄 초인은 다른 사람이가벼?????
앙코르의 왕들은 무엇 때문에 이처럼 거대한 사원을 건립하는데
국가의 모든 역량을 경주하였을까?
신에 대한 경외의 마음이 앞서서일까?
자신의 통치를 신과 같은 반열에 두고 생각해서였을까?
아니면 사후세계에 자신이 신이 된다는 발칙한 생각을 해서일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짓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앙코르 왓을 세운 수리야바르만 2세는 자신의 얼굴을
비쉬누 신의 얼굴에다 슬쩍 뽀삽질했다.
그러나 이러한 미친 짓 때문에 지금 그들의 후손들이 먹고살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 재정수입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이곳 씨엠립의 관광수입이다.
지금 캄보디아의 평균 수명이 54세 정도이다.
당시의 수명은 유추하건대 3-40대 정도가 아닐까?
그러면 600여 년간 유지된 앙코르 시대에 계속된 건축에 동원된 사람들은
20대 이상에 걸쳐 사원을 짓고 바라이라는 거대한 저수지를 축조하였다.
건설 기계도 없었는데 삽질로만 수십대에 걸쳐????
그들은 태어나서 인간이 하는 일이라고는 삽질을 하는 사람은 평생 대를 이어
삽질만 해서 저수지를 만들었고, 채석공은 대를 이어 돌만 캐는 일을 했으며 돌에 혼을
불어넣으며 조각하는 석공들은 그들의 자식들과 대를 이어 돌만 다듬었다는 말이더냐?
태어나서 연장을 들고 놀며....
어려서부터 부모의 보조로써 돌을 다듬고....
나이가 들어서는 장인의 기술을 뽐내다가....
그리고 마지막 죽는 순간....
그들은 손에 연장을 든 체 죽어 갔더란 말이더냐....
그 연장이 손에서 힘없이 툭~ 하고 떨어지던 날.....
그들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한 줌의 흙으로 변하여 자연으로 돌아간다.
영광의 앙코리안들은 인간이 하는 일이라고는 먹고 자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사원 건축에만 매달리며 평생을 보내는 것이 인간이 태어나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과연 그들이 영광의 앙코리안 들이었을까?
자부심을 지니고 평생을 산 그들이 정말 행복했을까?
정말 미친 짓이다.
이건 정말 미친 짓이야~~~
이러한 狂氣의 피가 전해져 폴 포트의 탄생을 낳은 게 아닐까?
佳人만이 하는 발칙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아~ 천년의 영광이여~~
웅비의 날개를 활짝 펴라~~~
이제 해 넘어갔단다.
쓸데없는 소리 지껄이지 말고 빨리 내려가란다.
이제 이곳 프놈바켕에도 밀림 속으로 석양이 떨어지고 어두움이 내리면......
우리도 천여 년 전의 이들과 함께 山頂 신전을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살아있는 우리 모두는 과거의 이들을 버리고 다시 문명세계로 돌아가야 한다.
이곳 씨엠립 밀림 평원에는 야트막한 산이 딱 세 군데가 있다.
프놈 바켕, 프놈 복, 프놈 끄롬이라고...
그 산 꼭대기에다가 야소바르만 1세가 모두 사원을 만들었다.
야소바르만 1세는 성격도 이상해...
산 꼭데기에다 신전을 세우기 위해 공사를 하려면 평지보다 힘이 몇 곱절 더 든다.
우쒸~~ 민초들 등골 빼먹는 일이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천년의 時空을 뛰어넘어 대화를 하면 그들의 생각을 읽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만 佳人은 늘 엉뚱한 생각만 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